부산일보(2024.01.10)발췌
나노다공성 신소재 금속-유기골격체(MOF)
전산 모델링 20년 연구 총망라 총설 논문 발표
부산대학교와 영국·미국 국제 공동연구진이 화학공학 및 신소재 활용 분야에서 나노다공성 소재로 각광 받고 있는 ‘금속-유기골격체(metal-organic frameworks, MOF)’에 대한 20년간의 전산 모델링 기반 연구정보를 분석한 총설 논문을 발표해 다양한 신소재 개발 연구에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부산대학교(총장 차정인)는 응용화학공학부 정용철 교수 국제 공동연구팀이 ‘전산 모델링 기반 에너지 분야에서의 새로운 금속-유기골격체 발견 연구에 대한 총설’을 에너지 분야 1위 학술지인 『Nature Energy』 1월 9일자에 게재했다고 10일 밝혔다.
‘총설 논문’은 여러 주제나 연구 영역에 대한 전반적인 내용을 다루는 논문을 말한다. 특정 분야에 대한 최신 동향, 이론, 연구 방법, 결과 등을 종합적으로 정리하고 제시함으로써 해당 분야에 유용한 정보를 제공한다.
최근 들어 신소재 연구 분야에서 전산 모델링 기반 스크리닝, 데이터베이스, 그리고 인공지능(AI) 기술들이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신소재 연구는 새로운 소재의 개발과 성능 향상을 목표로 하는데, 이 과정에서 전산 모델링은 실험적 접근이 힘들거나, 경우의 수가 많을 경우 빠르게 최적의 소재를 발견할 수 있어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전산 모델링(Computational Modeling)’은 컴퓨터를 사용해 소재나 시스템을 시뮬레이션해 소재의 물성이나 시스템의 성능을 예측하는 데에 활용된다. 이러한 접근 방법은 모델의 정확도에 따라서 실험을 하지 않고도 소재의 성능을 예측하는 데 도움이 되기에 실제 실험을 통한 비용이나 시간을 절약하면서 유용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이번 총설은 나노다공성 소재로 각광 받고 있는 금속-유기골격체(metal-organic frameworks, MOF)에 대해 최근 20년간 전산 모델링을 통해 발견된 케이스들을 분석해, AI 및 소재 데이터베이스들의 등장으로 인해 가속화된 신소재 연구를 고찰했다.
금속-유기골격체(MOF)는 유기 리간드(organic ligand)와 금속 이온이나 금속 클러스터로 구성돼 망구조를 갖는 나노 다공성 소재다. MOF는 유기 리간드와 금속 원자들 간의 강한 결합으로 자가 조립을 통해 합성되는데, 높은 표면적, 다양한 구조와 특성, 가스 흡착 및 저장, 촉매활성, 광학적 특성 등으로 다양한 산업 응용 분야에서 관심을 받고 있다.
특히 MOF는 주로 금속 이온과 유기 리간드의 자가 조립을 통해 합성이 되며, 금속 이온과 유기 리간드의 종류에 따라 이론적으로 수억 개의 소재가 합성 가능하다. 따라서 원하는 분야에 고성능 소재를 찾기 위해서는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정용철 교수는 이번 논문에서 최근 20년간 전산 모델링을 통해 실험 합성 전에 발견된 나노다공성 금속-유기골격체(MOF)들의 타임라인을 소개했다.
초창기 전산 모델링을 통한 MOF 발견의 시작은 2000년대 중반 이뤄졌다. 기존 MOF의 메탄가스 저장량을 증진시키기 위해 모델링을 통해 새로운 MOF를 설계했고, 증진된 메탄 저장량을 전산 상으로 확인했다. 이후 2년 뒤 실험 연구 그룹에서 이를 합성하고 실제 측정된 메탄 저장량과 모델링으로 예측한 값이 잘 맞는 것을 확인했다.
2010년대 들어와서는 컴퓨터 알고리즘의 발전으로 가상의 MOF 구조 데이터베이스, 실험으로 합성된 MOF 데이터베이스와 같은 다양한 데이터베이스들이 등장했다. 이 중 2014년 공개됐고 2019년에 업데이트된 CoRE MOF 데이터베이스는 실험으로 합성된 MOF 구조들을 모아둔 데이터베이스로 1만 4천여 개의 MOF 구조정보를 갖고 있다.
이러한 데이터베이스들의 등장 후 다양한 기체 저장 및 분리 분야에 고성능 소재 스크리닝 연구들이 수행됐다. 예를 들어 2018년에는 기존에 알려진 IRMOF-20이라는 소재가 저온 수소저장 물질 중 성능이 가장 우수하다는 것을 전산으로 발견하고, 이를 다시 실험으로 검증했다.
2022년 정용철 교수 연구팀은 고려대 화학과 홍창섭 교수 연구팀과 공동연구를 통해 산업적으로 유용한 올레핀/파라핀 흡착 분리에 대한 연구를 수행했고, 그 결과를 『Advanced Science』에 게재하기도 했다.
이번 총설 논문을 발표한 정용철 교수는 2014년부터 나노다공성 MOF 데이터베이스인 CoRE MOF database를 구축했고, 관련 연구를 지속적으로 수행하고 있다. 부산대 재직 중인 2019년에는 『Journal of Chemical & Engineering Data』에 관련 논문을 게재했고, 이 논문은 현재까지 피인용 430번(구글 스칼라 기준) 되는 등 관련 연구 커뮤니티에서 많은 주목을 받고 있다. 이 데이터베이스는 이미 합성된 1만 4천여 개의 MOF 구조정보가 담겨 있다.
정용철 교수는 “전산 모델링 연구, 데이터베이스, 그리고 인공지능 (AI)을 바탕으로 화학공학 및 신소재 분야에 쓰이는 다양한 소재들의 성능을 빠르게 평가하는 연구는 지속적으로 이어지고 있으며, 이러한 연구를 통해 에너지, 환경 문제 해결을 위한 신소재 개발 연구가 더 가속화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 우수신진연구, C1리파이너리 사업의 지원을 받았으며, 부산대 정용철 교수가 공동 제1저자, 영국 UC런던(University College London)의 페이만 모가담(Peyman Z. Moghadam) 교수와 미국 노스웨스턴대학교(Northwestern University) 랜달 스너(Randall Q. Snurr) 교수의 공동연구로 진행됐다. 해당 연구는 ‘전산 모델링 기반 에너지 분야에서의 새로운 금속-유기골격체 발견 연구에 대한 총설(Progress toward the computational discovery of new metal?organic framework adsorbents for energy applications)’ 논문으로 『Nature Energy』 1월 9일자에 게재됐다.